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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의 법칙』을 다시 읽고

1. 책을 만나기까지

모건 하우절이라는 이름은 『돈의 심리학』에서 이미 익숙했다. 숫자보다 사람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그 책의 시선이 좋았던 터라, 3년 만에 나온 신작이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을 때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다. 매일 시장이 뒤집히고 뉴스가 쏟아지는 환경에서 단타를 하고, 동시에 은퇴 후 수십 년을 버틸 자산 구조를 짜고 있는 나에게는 '변하는 것'에 대한 책보다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책이 더 절실했다. 예측은 늘 틀리고, 틀린 예측에 휘둘려 원칙을 어긴 경험이 쌓일 만큼 쌓였기 때문이다.

 

2. 책의 핵심 메시지

저자는 시작부터 분명히 선을 긋는다. 미래를 맞히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하지만, 인간이 탐욕과 두려움과 질투에 반응하는 방식만큼은 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예측 자료를 읽는 시간을 줄이고 역사를 공부하는 시간을 늘렸다고 고백한다. 호황과 불황, 버블과 붕괴는 형태만 바뀔 뿐 결국 같은 인간 심리가 반복해서 만들어내는 무늬라는 것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전제다. 여기에 더해 운과 리스크의 비대칭성, 통계보다 이야기가 사람을 움직이는 힘, 작은 확률의 사건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결과까지 — 23개의 짧은 일화들이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앞에서,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에 기대어 어떻게 더 나은 결정을 내릴 것인가."

 

3.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가장 마음에 남은 대목은 '1%의 리스크가 만드는 거대한 결과'에 대한 이야기였다. 저자는 인간이 평소엔 합리적으로 행동하다가도, 아주 낮은 확률의 사건 하나가 전체 판을 뒤집는 순간을 우리가 늘 과소평가한다고 짚는다. 평온한 흐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그 흐름이 계속될 거라 믿고 경계를 늦추는데, 바로 그 지점에서 작은 균열이 큰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단타에서 며칠씩 물려 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연속해서 수익이 나던 흐름 뒤에 한 번의 큰 손실이 오면, 그건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애초에 낮은 확률의 역전 가능성을 계산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걸 이 책이 다시 일러주었다. 시장은 평소엔 평온하다가 가끔 한 번씩, 바로 그 1%의 순간에 모든 걸 시험한다.

 

4. 나의 삶에 대입해 본 성찰

연금과 자산 배분을 다시 짜는 요즘, 이 책이 말하는 '예측을 줄이고 변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라'는 조언은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실제 전략으로 다가왔다. IRP나 개인연금 구조를 짤 때마다 나는 늘 다음 분기 금리가 어떻게 될지, 환율이 어느 쪽으로 갈지를 먼저 따졌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라면, 정작 중요한 건 사람들이 패닉에 빠졌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욕심이 과할 때 어떤 실수를 반복하는지 같은 변하지 않는 패턴이다. 그 패턴을 안다면 금리나 환율을 못 맞혀도 큰 실수는 피할 수 있다. 트레이딩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음 캔들이 오를지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손실 앞에서 늘 "조금만 더 버티면"이라는 같은 패턴으로 반응한다는 것만큼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예측이 아니라 바로 이 패턴을 다스리는 게 진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 마무리하며

책을 덮고 나니, 시장을 더 잘 맞히고 싶다는 욕심보다 나 자신을 더 잘 알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저자가 거듭 말하듯, 변하는 것은 종목과 지수와 뉴스 헤드라인일 뿐, 그 앞에서 인간이 두려워하고 욕심내는 방식은 변하지 않는다. 다음 분기 전망을 정확히 맞히는 것보다, 손실 앞에서 내가 어떤 말로 나를 합리화하는지를 아는 것이 훨씬 더 믿을 만한 투자 도구라는 걸 이 책은 담담하게 보여주었다. 예측 불가능한 시장 속에서 흔들리지 않을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의 반복되는 패턴을 아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