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돈, 살아남는 돈, 불어나는 돈』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돈을 많이 버는 것만큼이나 내가 가진 돈의 가치를 지키고,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보통 통장에 돈이 그대로 있으면 돈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가가 계속 오르면 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물건과 서비스는 줄어든다. 숫자로 표시된 돈은 그대로 있어도 실제 구매력은 감소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돈’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돈을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생활비나 가까운 시일 안에 사용할 돈,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은 수익률보다 안정성과 유동성이 중요하다. 이것이 내가 이해한 ‘살아남는 돈’이다. 결국 돈에도 각각의 역할이 있으며, 필요한 돈까지 위험자산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장 관심 있게 읽은 부분은 ‘불어나는 돈’에 대한 내용이었다.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자금은 생산적인 자산에 투자하고 시간이 가져다주는 복리의 효과를 활용해야 한다. 주식, ETF, 부동산 등 자산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기간의 가격 움직임을 맞히는 것보다 좋은 자산을 적절한 가격에 보유하고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투자에서는 높은 수익률만 바라보기 쉽지만,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수익률 못지않게 큰 손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젊을 때는 투자 실패를 다시 근로소득으로 만회할 시간이 있지만, 은퇴 이후에는 자산을 인출하면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자산을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생활비를 담당할 안전자산과 장기적으로 성장할 투자자산을 구분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돈을 세 가지 통장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당장 사용할 돈은 지키고, 가까운 미래에 필요한 돈은 살아남게 하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돈은 투자하여 불어나게 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금융상품이 가장 높은 수익을 주느냐가 아니라 내 돈이 언제, 어떤 목적으로 필요한지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다.
또 하나 얻은 교훈은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은 현금의 구매력을 떨어뜨리지만 기업의 매출과 이익,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에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현금만 보유하기보다 경제 성장과 함께 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일정 부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을 덮고 나서 ‘부자가 되는 투자’와 ‘노후를 지켜주는 투자’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 이후에는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인출하면서도 남은 자산이 물가 상승을 이겨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사라지는 돈, 살아남는 돈, 불어나는 돈』이 나에게 준 가장 큰 메시지는 단순하다.
돈을 모으는 것에서 끝나지 말고, 돈마다 역할을 정해 주어야 한다.
생활을 위한 돈은 안전하게 지키고, 위기에 대비할 돈은 살아남게 하며, 장기간 필요하지 않은 돈은 좋은 자산에 투자해 스스로 불어나도록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투자할 때도 단순히 “얼마나 벌 수 있을까?”만 생각하기보다 “이 돈은 언제 사용할 돈이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은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돈을 어떻게 바라보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특히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수익률보다 현금흐름, 인플레이션, 자산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