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대전환

월천60 2026. 6. 1. 20:45

투자를 하면서 가장 자주 접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환율'이다. 뉴스에서, 증권사 리포트에서, 유튜브 경제 채널에서 매일 등장하지만 막상 "환율이 왜 오르고 내리는가"를 제대로 설명하라고 하면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막연함을 해소하고 싶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저자 오건영은 신한은행에서 외환·국제금융 분야를 20년 가까이 담당해 온 전문가다. 《부의 대이동》으로 이미 50만 독자의 신뢰를 얻은 그가 이번에는 달러, 엔화, 금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격변하는 글로벌 통화 질서를 풀어낸다.

 

"투자의 미래는 자산의 분산에서 통화의 분산으로 바뀌고 있다."

— 책 본문 중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금리가 내려도 달러가 강해질 수 있다"는 대목이었다. 보통 금리를 내리면 달러가 약해진다고 배운다. 그런데 저자는 1990년대부터의 역사 데이터를 꺼내어, 미국 경기가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견조할 때는 금리 인하 중에도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 있음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교과서 공식 하나만 믿고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수 있다는 경고였다.

 

 

엔화 챕터도 흥미로웠다. 일본은 30년 넘게 초저금리를 유지해 온 나라다. 그 사이 엔화는 역사적 저점까지 밀렸다. 저자는 일본이 금리 정상화에 나서기 시작한 지금, 엔화를 단순한 외화가 아니라 "금리 정상화 베팅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 시각이 신선했다. 엔화 ETF 하나를 포트폴리오에 담는 행위가 단순한 환투기가 아니라 거시경제 흐름을 반영한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제대로 이해했다.

 

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다. 나는 그동안 금을 "수익이 나지 않는 자산"으로 여겼다. 그런데 저자는 금을 수익 자산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보험으로 정의한다.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 대신 금을 사들이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고, 달러 패권에 균열이 생길수록 금의 역할은 커진다는 논리다. 무조건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변동성 완충 수단으로 일정 비중을 유지하라는 조언은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동안 주식과 부동산만을 투자의 전부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세계 경제는 이미 훨씬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달러, 엔, 금이라는 통화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려 하기보다는, 환율이 크게 움직일 때마다 적립식으로 분할 매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략임을 이 책은 차분하게 가르쳐 준다.

 

이 책을 권하고 싶은 독자

뉴스를 봐도 환율이 왜 움직이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분, 달러·금·엔 투자를 시작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공부해야 할지 막막한 분, 그리고 레버리지 ETF처럼 공격적인 자산만 보유하고 있어 포트폴리오 방어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께 적극 권한다.